[주간조선] 국방AI 첫걸음 뗐지만… 軍 폐쇄성이 ‘K팔란티어’ 걸림돌
- 작성일2026.08.20
- 수정일2026.08.20
- 작성자 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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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지난 7월 6일 폐쇄망 기반 생성형 인공지능(AI) ‘애디(Add+i)’의 운영을 시작했다. AI를 군 내부에서 활용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다만 폐쇄망 안에서 군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AI 개발 방식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에 군 데이터의 제한적 개방 필요성이 커지면서 데이터 개방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보안·수집 체계까지 전면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간 국내 방산·IT 업계 등에서는 분야를 막론하고 AI 활용을 위한 군의 태도가 ‘폐쇄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양찬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책임연구원은 “작전계획이나 작전개념은 응당 보호해야 하지만 장비의 운용 성능과 정비 이력, 개발단가 등은 기밀급 보안자료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런 데이터조차 제대로 공유되지 않아 방산업체들이 투자 여부와 개발비용을 판단해야 할 때나 실제 성능평가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다. 육군 특수전사령관을 지낸 전인범 예비역 육군 중장은 “군에서는 문서 생산자가 직접 기밀등급을 정하는데, 낮게 분류했다가 문제가 되면 처벌받는 반면 높게 분류했다고 혼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그 결과 웬만한 자료를 높은 등급의 기밀로 묶는 과도분류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방부, 개방 나섰지만 폐쇄망 한계
이는 민간의 첨단 AI를 국방 분야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해외 움직임과 대조된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7월 앤트로픽과 2년간 최대 2억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협약을 맺고, 국방부 데이터로 AI를 학습시켜 군사 업무에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앤트로픽의 생성형 AI ‘클로드’는 팔란티어와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해 미군과 정보기관의 기밀망에도 적용됐다. 클로드가 탑재된 팔란티어의 AI 표적선정 시스템 ‘메이븐’은 지난 2월 시작된 미국·이란전쟁에서 미군이 첫 24시간 동안 1000여개 표적을 타격하는 데 활용됐다. 이를 지켜본 일본 방위성도 지난 6월 메이븐을 자위대 지휘통제 체계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일본의 전향적인 움직임에 우리 정부도 망분리와 보안 규제를 완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9월 ‘국가망 보안체계(N²SF) 보안 가이드라인 1.0’을 발표했다. 업무정보와 정보시스템을 기밀(C)·민감(S)·공개(O)로 나눠 중요도와 유출 위험에 따라 보안 수준을 달리 적용하는 방식이다.
국방부도 지난 3월 국방데이터·인공지능위원회를 열고 민·군이 공동으로 AI를 개발하는 국방 AX(AI 전환) 거점 5곳을 서울 용산·양재, 성남 판교, 대전, 부산에 구축하기로 했다. 거점에는 민간 연구자가 군 데이터를 외부 반출 없이 활용하는 ‘안심존’과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가 설치된다. 용산 거점에는 네이버클라우드가 참여해 군 특화 AI 개발을 지원한다.
하지만 지난 7월 ADD가 발표한 애디의 경우, 외부 인터넷과 분리된 연구소 폐쇄망에서 작동한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애디는 공개 AI 모델과 연구소 내부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돼 규정 검색과 문서 요약·번역, 프로그램 코드 작성과 오류 분석 등을 지원한다. 그러나 애디와 같이 폐쇄망 안에서 군이 AI를 자체 개발·운영하는 방식만으로는 민간의 기술 발전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AI는 몇 달마다 성능을 개선하고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군 내부 인력과 예산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며 “폐쇄망에서만 AI를 구동하면 활용할 수 있는 모델과 데이터가 제한돼 성능에도 한계가 생긴다”고 했다.
기밀 아닌 정보부터 열어야
결국 폐쇄망의 한계를 보완하려면 군 데이터의 개방 범위부터 정해야 한다. 우선 작전 보안과 직접 관련이 없는 데이터부터 단계적으로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작전계획과 지휘결심 정보는 폐쇄망에서 보호하되 장비의 정비 이력과 부품 수명, 기상 조건별 운용 성능 등은 민간이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류연승 명지대 방산안보연구소장은 “중요한 데이터는 군 내부에서만 활용하고 중요도가 낮은 데이터는 민간 기업이나 클라우드에서도 사용하도록 등급별로 나눠야 한다”며 “유출됐을 때 작전과 안보에 미칠 영향을 따져 접근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 개방 범위를 정하기 이전에 데이터를 우선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군 데이터 중 상당수는 AI 학습에 사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되거나 가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기체계의 성능과 고장, 정비 자료조차 일관된 형식으로 축적되지 않은 분야도 있다. 일례로 2021년 동해안 오리발 귀순 사건 이후에는 군 과학화경계시스템마다 탐지·오경보의 개념과 평가 기준이 달라 성능을 일관되게 측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양찬 책임연구원은 “군 데이터는 민간에 제공하지 않는 문제도 있지만, 애초에 야전에서 발생하는 실증 자료를 제대로 수집·취합하지 않은 문제도 있다”며 “공개 여부를 논의하기에 앞서 AI 개발 목적에 맞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가공하는 사업부터 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공개 가능한 정보도 타 정보와 결합 시 군사기밀이 될 수 있어 신중할 필요도 있다. 전인범 예비역 중장은 “평문도 모두 모으면 대외비 수준의 정보가 되고, 대외비를 모으면 더 높은 등급의 비밀이 될 수 있다”며 “기존 비밀등급만으로 공개 여부를 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국방 보안 관련 법·제도를 전반적으로 개정해야 하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류연승 소장은 “국가망 보안체계를 국방에 적용하려면 관련 국방부 훈령을 모두 개정해야 하지만, 국방정보본부와 방첩사 조직개편으로 담당 조직이 아직 과도기 상태”라며 “빨라도 내년 중·후반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AI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그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너무 늦다”고 말했다. 현재 군과 방산업체는 각각 ‘국방보안업무훈령’과 ‘방산보안업무훈령’에 따라 업무망과 인터넷망을 분리하고 있어, 국가망 보안체계를 적용하려면 데이터 등급별 처리와 민간 클라우드 이용 기준을 새로 반영해야 한다.
출처 : https://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5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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