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버스] 美 국방비 1조달러 시대…K-방산, ‘수출’ 넘어 미국 공급망 노려야
- 작성일2026.08.17
- 수정일2026.08.17
- 작성자 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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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원하는 K-방산, 무기 수출보다 현지생산·고용
탄약·조선·드론·미사일…미국의 ‘생산 병목’이 K-방산 기회
CMMC·ITAR·원산지 등 진입 장벽…KOTRA “단계적 진입전략 현실적”
2026 회계연도 미국 국방예산은 1조91억 달러(1,500조원 규모)로 사상 처음 1조 달러를 돌파했다. 2027 회계연도 국방예산으로는 1조4,500억 달러(2,200조원 규모)를 요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027 회계연도 국방예산을 요청하면서 무기 획득과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탄약·해양전력·드론 등 핵심 전력의 생산역량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국방예산 확대는 K-방산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탄약·조선·무인체계·방산 부품은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갖춘 분야다.
하지만 미국의 방산정책이 생산능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강화되고 있다.
단순히 한국에서 무기를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미국 내 생산과 투자, 공급망 참여, 고용 창출 등 미국 방산산업 기반에 대한 기여가 중요해지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 7월 발간한 ‘미 방산시장 진출 환경 변화와 진출 전략’ 보고서는 미국 방산시장이 생산역량 강화와 생산 병목 해소, 공급망 회복력 강화, 동맹국과의 공동생산 및 산업협력 확대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중 전략경쟁과 우크라이나전, 중동 및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환경 변화로 미국의 관심이 무기의 성능뿐 아니라 얼마나 빨리, 많이,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무기 사겠다” 아니라 “미국에서 같이 만들자”
KOTRA는 미국이 동맹국의 기술과 생산 능력을 미국 산업기반과 연계하고 공동생산·공급망 협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처럼 동맹국에서 생산한 무기를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맹국의 기술과 생산역량을 미국의 방산산업 기반 강화와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는 동맹국과 함께 공동생산 및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게 미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한다. 미국이 사용할 무기를 미국에서 동맹국과 함께 만들겠다는 뜻이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한국의 유럽 진출 과정과도 닮아 있다.
한국 방산업체들은 폴란드에 K9 자주포를 시작으로 K2 전차, FA-50 경공격기, 천무 등을 공급하면서 현지 방산기업과 생산·정비·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2026년 4월에는 폴란드 방산기업들이 현대로템과 K2 전차 및 폴란드형 K2PL 전차 생산·정비 관련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폴란드 현지 생산 기반 구축이 구체화했다. K2PL의 현지 생산은 2028년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루마니아에서도 같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월 루마니아에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생산시설인 H-ACE Europe을 착공했다. 이 시설은 조립·통합·시험뿐 아니라 생애주기 지원과 정비 역량까지 갖추고 루마니아 산업 참여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화는 루마니아 기업 참여를 통해 최대 80% 수준의 현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K-방산의 해외 진출 방식이 수출에서 현지 생산, 현지 산업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현지 생산뿐 아니라 미국 공급망과 고용, 기술 생태계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해졌다.
미국이 열어놓은 4개 유망협력 분야…탄약·조선·무인체계·부품
KOTRA는 미국 방산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협력할 수 있는 유망 분야로 탄약·미사일, 조선·함정 MRO(유지보수운영), 무인체계·전자전, 하위 공급망을 제시했다.
탄약과 미사일은 가장 직접적인 협력 분야다.
우크라이나전과 중동, 인도·태평양의 안보수요 증가로 탄약과 요격체계, 정밀유도무기 수요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란 전쟁 장기화로 미국의 주요 미사일과 방공요격체계 재고가 크게 소진됐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핵심 방공 체계인 패트리엇(PAC-3) 미사일 재고가 1,700기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방산산업에는 신속한 생산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은 풍산의 155㎜ 포탄 생산능력과 LIG D&A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II 등 대량생산 및 공급 경험을 갖고 있다.
조선·함정MRO 수요 확대…‘해외조선소 통한 함정건조 제한’ 유의해야
조선과 함정MRO(유지보수운영) 분야도 미국 조선산업 병목 보완을 위한 협력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해군력 확충을 추진하고 있지만, 조선소 능력과 숙련인력 부족 등 산업기반의 한계가 구조적인 제약으로 작용한다.
앞으로 함정 MRO를 시작으로, 선박 모듈 제작, 기술협력, 현지 생산으로 협력이 확대될 수 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해외 조선소에서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는 데 예산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움직임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는 지난 6월 해군 전투함을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데 국방 예산을 사용할 수 없도록 국방수권법(NDAA) 수정안을 가결했다. 아직 법률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 조선산업의 생산기반과 일자리 창출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회의 강한 기류를 보여준다.
완제품 드론보다 센서·소프트웨어·통신·체계통합 분야가 기회
무인체계와 전자전도 미래전장 대비 핵심기술 협력 분야로 지목됐다.
KOTRA는 드론, 대드론, 전자전, 감시정찰(C4ISR) 분야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소프트웨어·센서·통신·체계통합 분야의 협력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무인체계 수요는 완제품뿐 아니라 센서·통신·AI·전자전·지휘통제 관련 기술과 체계통합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관련 기술을 보유한 한화시스템, LIG D&A,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도 각자의 레이더·유도무기·전자전·무인체계·체계통합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전 이후 미국도 고가의 요격미사일로 값싼 드론을 잡는 방식의 경제성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대드론 시장이 K-방산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드론 등 소형 무인체계를 탐지→식별→추적→요격(전자전·레이저)하는 과정을 하나의 체계로 묶는 능력을 고도화해 미국 시장에 제시하는 방법도 있다.
미 방산기업 부품 부족 심화…한국 강소기업에 기회
미국 방산산업의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운 생산 병목과 공급망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쟁이 오래갈수록 중요한 것은 첨단무기를 개발하는 능력만이 아니라 필요한 무기를 신속하게, 충분한 물량으로, 지속해서 생산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KOTRA도 미국 방산기업의 수주잔고 증가와 부품·인력 부족으로 부품·소재·제조 분야의 공급망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전 이후 미국 대형 방산기업의 생산 병목 현상으로 부품 공급망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현실적 분야로 꼽히고 있다.
전쟁이 계속되면서 수주가 늘어난 미국 대형 방산기업들이 부품·소재·정밀가공·전자부품 인력난을 겪고 있고, 이에 따라 부품 공급망의 안정적 확보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서 K-방산이 노려야 할 것은 미 국방부와의 직접 계약만이 아니다. 오히려 미국 대형 방산기업의 ‘Tier-2/3’ 공급망에 진입하는 것이 현실적인 교두보가 될 수 있다.
Tier-1이 미 국방부와 직접 계약해 전투기·미사일·함정 등 전체 무기체계를 통합하는 체계종합업체라면, Tier-2/3는 그 무기를 구성하는 핵심 모듈·부품·소재 등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정밀가공품, 전자부품, 센서, 전력장치, 케이블, 특수소재 등은 한국 중소·중견 방산기업이 미국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는 현실적인 분야로 평가된다.
국방보안·수출통제·원산지 등 진입 장벽도 높아
미국 방산시장 진출은 제품만 좋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다.
연방정부 조달계약에는 연방조달규정(FAR)이 적용되고, 국방부 계약에는 국방부 조달보충규정(DFARS)이 추가된다.
원산지 규정도 변수다.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등 미국산 비중과 현지 생산 요건, 미국 내 고용과 지역 이해관계자의 수용성 등이 사업 추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기술을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 등 수출통제(ITAR·EAR) 규정과 국방보안 인증(CMMC), 드론 핵심부품의 보안 및 공급망(Blue UAS), 중국 등 위험국 영향 여부(CFIUS·FOCI) 등도 시장 진입 준비 때 간과해서는 안 될 요건들이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한국 기업이 미국 공급망에 깊숙이 들어갈수록 미국 조달시장 접근성은 커진다고 평가한다. 미국 진출이 단순한 시장 확대 측면만이 아니라 규제 권역 편입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국방예산을 크게 늘리고 있지만 방산 생산 능력은 예산만으로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렵다. 생산시설과 숙련인력, 핵심 부품·소재 공급망 등 구조적인 병목을 해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미국 시장의 문턱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 사업에 따라 현지 생산과 투자, 원산지 및 공급망 관리, 사이버보안, 수출통제 등 다양한 규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결국 K-방산의 미국 진출은 ‘무기수출 경쟁’이 아니라 ‘미국 방산산업 기반에 얼마나 깊게 편입되느냐’의 경쟁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뉴스버스 김귀근 대기자 sknkok2912@daum.net
출처 : 뉴스버스(Newsverse)(https://www.newsvers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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