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방산기술 빼돌리고도 ‘몰랐다’는 말, 더는 안 통한다
- 작성일2026.04.20
- 수정일2026.04.20
- 작성자 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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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 방위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 처리… 입증 기준 중심축 이동
-징역 1년→3년, 벌금 20억→65억원… K-방산 수출 뒤편의 기술보호 전선
국회 국방위원회가 14일 의결한 방위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의 핵심은 처벌 수위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법이 겨누는 지점이 바뀌었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는 방산기술을 외국에서 쓰게 할 ‘목적’이 있었는지를 따졌었지만, 앞으로는 방산기술이 외국에서 쓰일 것을 ‘알면서’ 유출했는지가 기준이 된다.
이 차이는 작지 않다. ‘목적’은 결국 마음속 의도다. 수사기관이 기술이 빠져나간 경위와 해외 업체 접촉 사실, 자료 이전 정황을 상당 부분 확인하더라도 피의자가 “외국에서 쓰게 할 목적은 없었다”고 버티면 법 적용은 좁아질 수 밖에 없었다. 방산기술 유출 사건에서 처벌의 빈틈은 기술의 부재가 아니라 법문의 한계에 있었다.
개정안은 그 법문을 바꿨다. ‘사용하게 할 목적’에서 ‘사용될 것을 알면서’로. 법의 시선이 속마음에서 정황과 인식으로 이동한 것이다. 해외 이전 가능성을 알고도 도면, 소프트웨어, 시험자료, 운용 데이터, 제조공정 정보를 넘겼다면 처벌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방산기술 보호의 기준이 사후 변명보다 사전 인식에 가까워진 셈이다.
처벌도 무거워진다. 현행 1년 이상 징역과 20억원 이하 벌금 병과는 3년 이상 징역과 65억원 이하 벌금 병과로 올라간다. 벌금 병과는 징역과 벌금을 함께 물릴 수 있다는 뜻이다. 방산기술 유출을 단순한 영업비밀 침해가 아니라 국가안보 자산의 해외 이전으로 보겠다는 신호다.
방산업계 입장에서 보면 이 법안은 K-방산의 성장통을 보여준다. 수출이 늘면 기술 설명도 늘고, 현지 생산 협의도 증가한다. 정비·부품·교육 자료도 국경을 넘나든다. 이 과정에서 기술보호는 방첩만의 일이 아니라 영업, 계약, 연구개발, 협력사 관리의 문제로 바뀐다. 앞으로 방산기업은 “누가 기술을 탈취했나”보다 “그 파일이 해외에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회사가 알고 있었나”를 관리해야 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업의 방어선도 달라져야 한다. 수출 상담, 기술자료 제공, 공동개발, 현지화 계약 단계마다 제공 범위와 열람 권한, 반출 기록, 제3자 이전 금지 조항을 남기고 더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방산기술 유출 사건에서 가장 강한 증거는 거창한 문서가 아니라 접근 권한 기록, 이메일, 회의록, 자료 반출 승인 내역이 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은 기술을 빼앗긴 뒤 처벌을 세게 하자는 법이 아니다. K-방산이 커진 만큼, 기술이 해외로 흘러가는 길목을 더 좁히자는 법이다. 무기는 팔 수 있다. 그러나 무기를 만드는 능력까지 함께 넘어가면 산업은 수출을 한 것이 아니라 미래의 경쟁자를 키운 것이 된다. 방산 수출의 다음 전선은 계약서 바깥이 아니라, 기술자료가 오가는 바로 그 순간에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방산기술 보호 강화를 위한 법 개정안이 처리된 만큼, 본회의 의결까지 관련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며 “K-방산 수출 확대 과정에서 기술이전과 기술유출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기업·협력사와 함께 기술보호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출처 : 뉴스로드(http://www.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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